[서울경제]셀트리온(068270)이 올 3·4분기 5,400억원이 넘는 매출과 2,5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최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는 ‘깜짝 실적’으로 지난 5년간 업계 매출 기준 1위 자리를 지켜온 유한양행마저 추월할 기세다.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산업의 주류가 전통 제약사에서 바이오로 바뀌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연결기준 3·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89.9% 늘어난 5,488억원, 영업이익은 137.8% 증가한 2,453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다. 셀트리온은 지난 1·4분기 최초로 제약·바이오업계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2·4분기와 3·4분기에도 자리를 지켜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44.7%에 달한다.
셀트리온이 기록적인 실적을 낸 것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3총사(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는 유럽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은 램시마 55%, 트룩시마 37%, 허쥬마 16%다. 미국 시장 진출도 성공적이다. 의료 정보 제공기관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올 3·4분기 기준 트룩시마와 램시마의 미국 내 점유율은 각각 20.4%, 11.3%로 집계됐다.
위탁생산(CMO)이 늘어난 점도 힘을 보탰다. 셀트리온은 올 3·4분기 테바의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의 CMO 공급계약 총액 1,156억원 중 465억원을 수령하며 매출 신장 폭이 더욱 커졌다. 테바는 최근 아조비가 독일과 같은 빅마켓에서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오 업계의 성장과 고수익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에 보다 더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 셀트리온은 지난해 R&D에 총 3,031억원을 투자해 제약·바이오업계 1위를 기록했다. 1년 간 기술개발에 3,000억원 넘게 투자한 기업은 제약·바이오업계 중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실제 전통 제약사들 중에서는 기술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한미약품만이 2,097억원을 R&D에 투자해 2,000억원을 넘겼을 뿐 GC녹십자(1,506억원), 대웅제약(1,405억원) 등의 R&D투자액은 셀트리온의 절반에 그쳤다.
올 4·4분기 이후 내년 전망도 밝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운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적극 대응’과 ‘오바마케어 부활’을 전면에 내세웠다. 셀트리온은 이 두 분야에 모두 강점이 있다. 최근 미국 진단기기 유통기업 ‘프라임 헬스케어’와 2,100억원 규모의 ‘샘피뉴트(항원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체결해 단숨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 개발도 순조롭다. 경증환자 대상 임상 1상에서 안전성 및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했으며 임상 2·3상의 중간 결과를 연내에 발표할 계획이다.
오바마케어 부활과 함께 오리지널 약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효능은 비슷한 바이오시밀러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3개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이다. 업계는 미국에서의 트룩시마 매출이 지난해 1,259억원에서 올해 5,545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램시마SC 역시 복약 편의성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내년 중 임상을 마무리하고 오는 2022년 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수요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 및 CMO 매출 증가 등으로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및 진단키트 공급을 비롯해 차세대 성장 동력인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원·달러 환율 1,113원으로 하락 '22개월만에 최저' 수출기업 당혹 코스피는 2,447···29개월來 최고[서울경제]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며 9일 원·달러 환율이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인 1,113원대로 떨어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위안화 강세가 원화가치를 더 강하게 이끌고 있다. ‘바이든 랠리’로 코스피지수는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6원 50전 내린 1,113원90전으로 마감했다. 올해 연저점을 다시 갈아치운 것은 물론 지난해 1월 31일(1,112원70전) 이후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 바이든이 승기를 잡자 1,130원대가 깨지더니 당선이 유력해진 6일 1,120원선으로 주저앉고 이날 또 떨어져 3거래일 만에 24원가량 급락했다. 바이든 정부가 대규모 추가 부양책을 추진하고 미중 무역갈등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 약세가 예견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급격히 추락하자 시장 전문가들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외환 당국도 원화가 위안화 강세와 연동해 1,100원대를 위협할 가능성이 커지자 쉽사리 개입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5일 1,163원대를 보인 환율이 한 달 만에 50원이나 급락해 수출기업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환율 급락은 외국인의 증시 매수세가 강해지며 원화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32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지수는 1.27%(30.70포인트) 오른 2,447.2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약 2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코스피지수는 9월15일(2,443.58)의 연고점도 넘어섰다.
바이든 효과에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세가 더해져 아시아 각국 증시도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2% 오른 2만4,839.84를 기록해 29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대만 자취엔지수 역시 각각 1.6%, 1.16%, 1.19% 올랐다. /손철·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서울경제]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했다.
9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34.57포인트(2.95%) 뛴 2만9,157.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41.06포인트(1.17%) 오른 3,550.50에 마감한 반면 나스닥은 빅테크 주식들이 하락하면서 181.45포인트(1.53%) 내린 1만1,713.78에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초반 1,500포인트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시장은 화이자의 발표에 크게 반응했다. 공신력이 높으면서 백신 개발 성공 경험이 많은 회사이기 때문이다. 화이자의 결과는 3상 초기 데이터다. 당초 50~60% 정도만 돼도 승인을 낸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었는데 이보다 훨씬 좋은 수치가 나온 것이다. CNBC는 “ 이 소식은 2020년 동안 미국 경제를 후퇴시키고 23만명 이상의 미국인을 죽게 만든 질병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곧 갖게 될지 모른다는 신호를 월가에 보냈다”고 전했다.
이날 여행과 레저, 은행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크루즈업체 카니발은 무려 39.29% 폭등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9.70%)과, 월트디즈니(11.87%)가 뛰었다. JP모건체이스가 13.54% 오른 것을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14.19%나 상승했다.
반면 코로나19 수혜주였던 줌이 17.37% 폭락했고 아마존이 -5.06%, 넷플릭스가 -8.59%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폭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5%(3.15달러) 오른 40.2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한때 배럴당 7.6%(3.00달러) 상승한 42.34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 폭등은 5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그동안 유가를 짓눌러온 최악의 수요 침체를 정상화시켜줄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폭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5%(97.30달러) 떨어진 1,85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한 주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주에 대한 매수세를 지속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일부터까지 6일까지 한 주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2조1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시장에서 1조9856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는 1393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외국인이 지난 주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이었다. 외국인은 지난 주 LG화학을 7144억원 순매수했다. 뒤이어 삼성전자를 2426억원 사들였다. 이밖에 삼성SDI(2356억원), 카카오(1706억원), 네이버(NAVER·1037억원), 삼성전자우(841억원), SK하이닉스(836억원), SK케미칼(67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565억원), 삼성전기(439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지난 주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현대차였다. 외국인은 지난 주 현대차를 593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기아차를 495억원 팔았다. 이밖에 금호석유(428억원), 롯데케미칼(401억원), 제넥신(353억원), SK텔레콤(345억원), 한국전력(274억원), 넷마블(269억원), 삼성엔지니어링(250억원), 에이스테크(207억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올랐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 강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월을 통과하는 동안 관찰됐던 지독한 관망세는 이제 적극적인 매수세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미온적이던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활기를 더하는 게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원화 강세 등 외국인 매수세가 한층 강화될 수 있는 여건인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 경기민감 가치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김종호 김정유 이소현 기자]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확정한 가운데 그의 경제 정책이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이어졌던 통상환경의 극심한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환경·노동 문제를 중시하고 법인세 인상 등 기업에 덜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업종별 기상도는 엇갈리는 분위기다.
배터리,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그간 친환경 행보를 보인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반기고 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향후 4년간 2조달러(약 2250조원)를 친환경 에너지 및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 5만개 확충 계획을 공개해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006400) 등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는 우리 기업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은 오는 2035년까지 태양광 패널 5억개를 설치하겠다는 공약도 밝힌 만큼 미국 태양광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화(000880)큐셀과 LG전자(066570) 등의 수혜도 전망된다.
반면 석유화학 업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는 그간 대선 토론을 통해 석유 자원 의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실제 바이든 후보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부과하는 탄소조정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각종 환경 규제 확대로 국내 석유화학·철강 업종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일단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확대 정책에는 긍정적이다. 다자간 체제 복원을 통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되면 미국 수출길에 오르는 국내 완성차업체의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연간 60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연비 규제 등이 강화되면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바이든 후보가 전미 자동차 노조 등 노조를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법인세는 물론 최저임금 인상 가능성 등이 두루 존재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바이든 후보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완화할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정부처럼 전면적인 규제를 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 역시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이어갈 공산이 큰 만큼 당장 화웨이 제재 완화 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바이오업계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한 ‘오바마 케어’를 부활시키고 이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 주도의 의료 시스템 개선과 건강 보험 대상자 확대, 약가 통제 등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업계에서는 활발한 신약 연구개발 투자 및 지원이 이뤄지면서 국내 바이오업계에도 수출 기회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해 소송과 재투표를 예고한 만큼 정부와 기업들이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신중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